경북 예천군 호명면 담암리 비산비야 집성촌에서 태어났다. 6·25 전쟁 전 초등학교에 입학해 예천·영주·김천·점촌을 전전한 뒤 대구 경북고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에 입학하면서 역사학에 뜻을 두고 직업으로써 학문을 선택하고자 했으나 연좌제에 묶여 학교를 등졌다.
월간 「세대」사에 들어가 70년대 왕성했던 한국문단의 여러 문우들과 교유했다. 이어 「중앙일보」 「월간중앙」 「문예중앙」 출판부에서 잡지 편집자로서 일했고, 이 무렵 5공시대 폭력의 대명사인 ‘서빙고’와 ‘대공분실’에서 그 막강한 폭력의 실체와 마주했다. 1988년부터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사설과 칼럼을 20여 년간 쓰기 시작했다. 통일문화연구 소장을 겸하면서 방북취재단을 구성, 해방 후 처음 북한을 공식 취재했다. 이후 논설주간· 주필을 거쳐 사장·발행인·편집인을 겸했다. 「중앙일보」를 떠나 경기도문화재단 대표로 문화현장에서 일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시절에는 블랙리스트라는 암초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 후 한국고전번역원, KBS 교향악단, 고은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여러 사회봉사활동을 해왔다. 지은 책으로는 『어느 좀팽이의 작은 소망』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한나 아렌트의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문학과지성사), 호이징하의 『호모루덴스』(홍성사), 벤저민 슈워츠의 『중국공산주의운동사』(형성사), 모리스 메이스너의 『李大釗 평전』(지식산업사), 토마스 쿠오의 『陳獨秀 평전』(민음사), E.H. 카의 『도스또예프스끼 평전』(공역, 열린책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