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미대를 나와 미술동인[두렁]과 만화제작실[작화공방]에서 민중만화를 그렸다.
1995년 귀농을 하여 건달농사를 지으며 농촌생활을 그린 만화책 ‘삽 한 자루 달랑 들고’ 등 만화책 여러 권을 냈다.
2001년 ‘오늘의 우리만화상’과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을 수상하였다.
뒤늦게 공부를 하여 논문 ‘만화의 재미를 생산하는 창작방법연구’로 석사학위를, 논문‘한국만화문화의 생성과 수용과정연구‘ 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여러 편의 논문을 학회지‘만화애니메이션 연구’와 연간지‘만화비평’에 발표하였다.
현재 상명대 디지털만화영상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작업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수많은 이름없는 민주투사들을 생각하며
장편시대극화 ‘나선’은 주간노동자신문에 1993년경 연재한 만화이다. 장편시대극화 ‘누가 나를 이 길로 가라하지 않았네’를 마치고 노동소설을 만화로 각색하는 등 단편만화를 한동안 연재하다가 다시 장편만화를 기획하였다. 당시 만화제작실인 작화공방에 아예 스토리작가를 하려는 박상배 작가가 합류했는데, 장편시대극화 ‘나선’작업에 참여했다.
‘나선’은 1980년대를 거쳐 온 수많은 이름 없는 민주투사들을 생각하면서 만든 이야기다.
80년대 학생운동은 대단했다. 학교별로 동아리별로 선후배관계가 얽히면서 조직적인 투쟁과정은 많은 학생을 민주투사로 성장시켰고 한국사회의 민주화과정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한편 졸업 후엔 수많은 학생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노동현장으로 갔다. 하지만 노동현장에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운동지도자로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1990년대는 80년대 민주투사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쳐 다른 길을 걸어야만 하는 기로에 놓인 그런 시절이다.
내가 몸담고 있던 작화공방만 해도 그렇다. 거쳐 간 친구들만도 한두 명이 아니다. 그 많은 친구들 중에 꾸준히 지금도 만화를 그리는 경우는 몇 되지 않는다. 자신이 옳다고 하는 일과 생계를 해결하는 일을 같이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다. 한번 먹은 마음이 어디 가는가? 지금도 어디선가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일상의 문제를 부딪히면서 모순을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들의 ‘진정성’을 기억하는 방법은 무얼까.
이 만화는, 지금 어느 곳에선가 시대의 무게를 이겨내며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이름 없는 민주투사’들에게 바치는 ‘헌정만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