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양소유와 실제의 성진은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구운몽의 저자 서포 선생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성진도 되고 양소유도 될 수 있다. 불가에서 분별심을 버리라는 말씀, 불이(不二)의 가르침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지난 8개월여 동안 『남해의 고독한 성자(聖者)』를 지극히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집중, 집필했다. 초고는 남해 노도창작실에서, 퇴고는 귀가해서 조심스럽게 마칠 수 있었다. 오로지 서포 선생의 전무후무한 충심 효심 문심을 배워 시방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었다. 성자 각자 신선인 서포 선생의 인품은 어느 생애에서도 두 번 다시 만나보기 힘들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포 선생의 어머니 윤 부인의 모성도 각별히 살펴 부각시켰다. 오늘날 윤 부인 같은 모성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일 것 같다. 서포 선생이 남해 노도 섬에서 세계명작 『구운몽』의 기적을 이룬 데에는 하늘의 뜻과 숭고한 이치가 분명 존재한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