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울산 산하 출생.
2000년 《시와생명》으로 등단.
2001년 제2회 교단문예상 수상.
시집 『다시 부르는 제망매가』 (2004년),
『잘가라, 여우』 (2012년) 출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강사(2011년~2015년).
2016년 현재 서울 양천고 교사, 계간 《미네르바》 편집위원.
이메일 : key5997@hanmail.net
나는 시의 음악성에 관한 한 그다지 세련되지도 못하고, 또 관심도 별로 없다. 하나의 풍경으로서 시가 담아내는 회화성에 대해서도 나는 서툴기 짝이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는 시인으로서의 자질과 덕목이 한참 모자란다.
시가 노래여야 한다거나 풍경이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당위가 될 수 없는 시대다. 그렇지만 언어가 지닌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의 관계성을 시의 칼날로 질서를 교란하거나 이를 통해 당혹감과 긴장을 유발하며, 이러한 낯섦이 주는 경이로움이나 도발적 유희에 대해 마냥 경탄하는 세태에 대해서도 지극히 유감이다. 그것의 작위성에 대해 기분이 씁쓸할 때가 많은 것이다.
나는 시의 미덕을 새롭고 감각적인 언어유희나 리듬, 이미지에 두기보다는 대상과 세계와의 관계성에서 축조되는 생의 스토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싶다. 스토리야말로 가장 진솔하게 세계를 드러내는 방식이라 믿기 때문이다.
물론, 스토리의 방식이 현실적이거나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생산하는 데는 다소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서사의 우직함과 농도 짙은 진실이 있음을 나는 무량 사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