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보다 책을 더 좋아했던 청소년기를 지내며 결국 글쓰기를 평생 직업으로 삼았다. 대학 시절 스무 살의 나이로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어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졸업과 동시에 방송 일을 시작했다.
서른이 되면서 드라마와 추리소설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해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이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었다. 그뒤 30년 가까이 드라마와 추리소설,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미스터리 스릴러 전문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홈스보다는 미스 마플을 좋아하고, 트릭보다는 범죄 심리에 더 관심이 간다. 이런 취향은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표작으로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잘 자요, 엄마』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등 장편소설과 『반가운 살인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별의 궤적』 등 소설집이 있다. 장편소설 『인형의 정원』으로 2009년 대한민국 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고, 「반가운 살인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그녀의 취미생활」 등 여러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눈에 보이는, 손으로 만져보는 살인을 하지 않았을 뿐 나는 매일 누군가를 죽일 생각을하고, 행동으로 옮겨 누군가를 죽이고 시체를 버린다. 지난 십 몇 년 동안 정색을 하고 온 정신을 쏟으며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제 알겠다. 나 스스로 꿈인지 현실인지 몰라 당혹스러울 만큼 생생한 꿈을 꾸게 되는 이유는 매일 내가 살인자가 되거나,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추리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그런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 살인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내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가득하다.
누군가를 죽이는데 과연 어떤 이유가 있을까? 정말로 인간을 죽이는 일에 대한 타당한 이유라는 것이 있을까? 내가 늘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명제다. 실제 사건 속에 나오는 살인의 이유는 너무나 보잘것 없고 어이없는 것들뿐이다. 하지만 그 보잘것없고 어이없는 이유들, 살인자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이유들이 결국 살인을 부른다.
그래서 인간은 아직도 내게 미스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