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요?’ 지난 20여 년간 강단에 서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것은 필자가 스스로에게 늘 던졌던, 또한 지금껏 가르침을 주시었던 대가(大家) 어르신들께 끊임없이 드렸던 질문이기도 합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학창 시절에 겪은 좌충우돌 영어 학습 경험을 들려 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사뭇 진지해지고 게다가 숙연해지기까지 하는 수강생들의 반응에 적잖이 놀라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런 이야기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엮어서 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요컨대 이 책은 어떤 목적이 되었건,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기에 앞서 ‘한 언어로서의 영어 그 자체’에 관한 포괄적 이해를 다잡기 위한 일종의 안내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어공부에 지름길이 있다고 한다면 필자는 당연히 동의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학습자들의 약한 마음을 이용한 갖가지 기괴한 방법들은 매번 우리들에게 부푼 기대와 쓰라린 좌절감만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포기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비록 지름길은 없더라도 가야할 길은 분명히 있는 까닭입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그 길을 정도(正道)로 믿고 찾으려 하시는 독자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저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끝으로 부족한 사람의 원고를 흔쾌히 받아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하여 주신 한국문화사의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으로부터의 깊은 고마움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