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항림(1914~1980)은 평양의 모더니스트 그룹 ‘단층’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동인지에 <마권>, <구구(區區)>를 발표했고, 중앙 문단에는 <부호(符號)>, <농담>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해방 전 작품들은 심리 묘사가 뛰어난 모더니즘 계열의 단편들로서 단순히 개인의 심리가 아니라 사회주의 이념 구현에 실패한 당대 지식인 집단의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