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하노버에서 출생했다. 2차대전에 참전한 뒤, 하노버에 있는 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했고 23살 때 정치적 시사주간지 '슈피겔'을 창간했다. 2002년 11월 서거할 때까지 슈피겔의 편집인이자 발행인으로 일했다.
1000여 편의 시사평론과 70회의 저명인사 대담 기사를 썼다. 언론 자유의 길을 연 '슈피겔 사건' 때 투옥된 경험이 있으며, '플릭 스캔들'을 비롯한 수많은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파헤친 탐사보도로 국제언론연구소로부터 "세계 언론 자유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았고, 100명의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선정한 '세기의 저널리스트'가 되었다. 역사서 <프리드리히 대제와 독일인>을 비롯한 12권의 저술을 남겼고, 극본 <시간이 다가온다>를 발표한 바 있다.
권력과 언론. 우리나라에서도 영원한 화두인 이 이슈에 대해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긍정적 저널리즘을 모순으로 여겼다.
매체 영향력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특정 정파를 지지하지 않았고(개인적으로는 자유민주당 당원이었고 몇 달 간 국회의원을 역임했지만) 비판할 내용이 있으면 가차없이 정당을 가리지 않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가 남긴 말은, 정파성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는 한국 언론계에도 귀감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