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퉁이를 돌다." 첫 시집을 펴내면서
가만히 지나온 내 삶의 뒤안길을 돌아본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이 없었던
사람은 아마도 없었으리라
이유없다지만, 이유 있는
마음에서 지친 삶들이 사방으로 부서져 내리던 날
한 가닥 여린 희망처럼 솟구쳐 오르던
어설픈 언어들을 붙잡고 가슴으로 불렀던
내 마음의 노래, 내 마음의 풍경인 첫 시집을
오랜 산고 끝에 첫아이를 안았을 때의 소중함과 기쁨으로 엮어
세상 밖으로 내 놓으면서
세상 어딘가에 나와 닮은 삶을 살고 사랑을 담고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부를 수 있는
마음의 노래가 되었으면 한다.
가을의 끝자락을 노래하는 10월의 깊은 날
가슴 시리도록 사랑하는 이 가을
너무 아름다워 눈이 부신 가을날의 멋들어진
풍경 속에 담겨오는 풍요로운 결실의 따뜻함처럼
"어떤 모퉁이를 돌다." 이 시집을 읽는 이의 가슴에도
따스함과 훈훈함의 사랑이 사붓이 내리기를 염원해 보며
내 앞에 다가선 중년의 세월을 또 한 번 멋지게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