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사촌동생으로, 어린 시절 한집에서 같은 방을 쓰며 친형제처럼 자랐다. ‘나 대신 네가 아들 노릇 해 달라’는 스님의 부탁을 받들어 결혼한 뒤에도 법정 스님의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고, 법정 스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줄곧 제사를 지내왔다. 1986년 불일암에서 부부가 함께 법정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계를 받았다.
평생을 걸쳐 써 오신 주옥같은 글들도 모두 말빚이므로 거두어들이라는 유언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청개구리 짓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아직 살아 계시다면 모두 쓸데없는 짓이라고 꾸짖으시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제게 주신 스님의 육필肉筆을 모아 이렇게 책으로 엮는 뜻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스님이 수행자로서 지니신 기상이 더러 어떤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차갑고 비정하게 느껴졌을지 몰라, 스님 내면에 이토록 다감하고 따뜻한 면들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