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소설가 (방송작가협회회원, KAIST 미래전략 대학원 석사)
1990년 KBS에서 작가 데뷔이후 방송대본, 영화시나리오, 만화스토리, 애니메이션, 소설, 라디오 드라마 등을 집필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수상 및 장편소설 [금재철 최후의 수수께끼]외 7권의 저서가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닥쳐올 미래를 예견하면서 기술이 인간의 모든 고유영역을 초월하는 순간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 하였고 그 시점을 2040년 즈음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공학(IT), 생명공학(BT), 나노공학(NT), 우주공학(ST), 로봇공학(RT)등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를 보면 아마도 2040년 이후에는 인간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을, ‘과학의 세기’에 접어들 것이 분명해 보인다.
본 작품의 시간적인 배경도 21세기 중반에서 시작되는데, 현재 개발되고 있거나 미래에 실현될지도 모를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입체영상 휴대전화, 클론, 기억조작과 이식, 화성식민지와 우주개발, 3D프린터, 택배전송기, 자율주행 자동차, 양자컴퓨터, 투명망토 등 다양한 과학기술문명의 결정체들이 필자의 상상력을 추가해서 소설 속에 등장한다.
과거와 달리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대단히 빨라지는 추세에 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같은 돌발 변수들을 배제한다면, 3,40년 후의 미래는 첨단과학기술문명으로 축복 받는 황금시대가 열릴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론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문명으로 오히려 행복하지 않다고 할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와 디스토피아적인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에 과학기술이 가져다줄 미래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뇌에 관한 문제가 그것이다. BT분야에서 뇌는 아직 인간이 풀어내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어서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데, 뇌의 10년(Decade of the Brain) 또는 뇌의 세기(Century of the Brain)라며 뇌 연구에 엄청나게 투자를 하는 국가들도 있다. 뇌에 직접 전극을 꽂거나 뇌파를 이용해 컴퓨터로 로봇이나 기계를 움직이는 BCI(Brain Computer Interface)나 CBI(Computer Brain Interface)등 뇌와 컴퓨터를 상호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는 뇌 연구의 일부분이며 계속 발전해가고 있다.
언젠가는 뇌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처럼 편집이 가능케 하는 과학기술이 SF영화에서처럼 실현될지도 모른다. 또한 뇌의 비밀이 완전히 풀려서 뇌를 재현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은 불사(不死)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란 결국 물질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에 철학적, 종교적인 고민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로봇의 인공지능도 뇌 연구에 기초하여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무한한 학습과정을 거쳐서 인간과 대등해지고 마침내 인간을 뛰어넘는다면 인류에게 축복일지 재앙일지 가늠키 어렵다.
이미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서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해독하였다. 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맞는 맞춤의약품으로 난치병을 정복하거나 노화와 질병을 예방하고 인체의 각종 장기마저 바이오 3D프린터로 뽑아내서 이식하는 시대가 오면 인간은 기어코 불로장생하고 말 것이다. 어쩌면 커즈와일이 언급한 것처럼 사람의 뇌를 전부 스캐닝 하여 컴퓨터에 저장하면 인간의 의식이 컴퓨터 안에서 영생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상상이 지나치다고 할지 몰라도 분명히 큰 고민거리임에는 틀림없다.
지금은 불가능할 것만 같은 과학기술이지만 실현이 안 된다고 단언키는 어렵다. 과거를 돌이켜볼 때, 1960년대 중반에 얼굴을 보면서 전화통화를 하거나 손바닥크기의 TV를 휴대하는 시대가 21세기에 올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고 실현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 예언했던 달나라로 수학여행을 가거나 가정에서 일하는 인간형 로봇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
필자는 과학기술이 마냥 좋다고 예찬하지 않는다. 핵에너지가 원자력 발전이 되거나 핵폭탄이 되는 것처럼 과학기술을 인간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명약이 될 수도 극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날의 검과 같은 과학기술이 가져올 빛과 그림자를 소설을 통해서 살펴보았으면 한다.
본 작품은 의식주 전반에서 인간의 삶이 혁신적으로 달라질 서기 2056년경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입체영상 휴대전화를 개발해 대박을 터뜨리고 갑부의 반열에 오른 젊은 벤처 사업가인 CEO 금재철에게는 비밀스럽고 경악할만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그를 둘러싼 음모, 그의 미스터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려 애쓰는 두 사람, 자신마저 자기를 믿지 못하는 과학기술이 낳은 폐해 등이 미래 사회의 밝고 어두운 면과 함께 얼기설기 얽혀서 전개된다. 인간이란 존재, 자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도전하는 과학소설로 첨단과학을 소개하면서도 소설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순전히 필자의 상상인 부분도 있으니 분별을 요한다. 전문용어에 설명을 덧붙였으나 읽다가 지루하면 넘겨봐도 무방하며 혹시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은 관련 서적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소설을 통해서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미리 그려보고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과학기술이 이뤄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관심을 가지기를 희망한다. 과학기술분야는 특히, 우수한 두뇌를 가진 젊은 사람들이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신천지이다. 국가발전과 인류번영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직업이기에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도전했으면 한다. 과학기술을 통하지 않고서 대한민국이 꿈꾸는 미래는 실현되기 힘들 것이다.
이 소설은 오래전에 기획되었고 시간이 나는 대로 과학 자료를 뒤져가며 보완을 해왔지만 부족하다고 느껴서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다. 근래 늦은 나이에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소설과 관련된 과학적인 내용을 넓고 깊게 공부할 수 있었고, 그 결과들을 반영하여 대대적인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졌다. 나름대로 읽는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집필했다. 독자의 흥미를 위한 자극적인 부분도 더러 있고 과학기술의 전달에 치중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결국은 인간의 이야기이며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탐구가 담겨있으니 사유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과학기술과 관련하여 전문적인 내용은 이광형 박사님(KAIST), 이종원 박사님(KIST), 김은기 박사님(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께 검토를 받았으며 무리가 없다는 평을 들었다. 대단히 바쁘신 가운데 짬을 내서 도움을 주신 박사님들과 추천사를 보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책이 출판되기까지 고생하신 전파과학사의 손동민 팀장님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2014년 3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