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핵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잠시나마 보여주었던 베이징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 그 바탕에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일컬어 부른 '미스터Mr. 김정일'이라는 호칭이 있었다. 그냥 인정하고 존중하는 상대방에 대해 붙일 수 있는 평범한 존칭 '미스터'가 '악의 축'이니 '독재의 전초기지'니 하는 무시무시한 수식어보다 훨씬 많은 일을 이룬 셈이다.
내친김에 부시 대통령이 '미스터 김정일'과 티 테이블에 마주 앉아 문제들을 논의하는 공상만화 같은 희망도 가져본다. '미스터 김정일'과의 차 한 잔은 17년 동안 북한문제를 들여다본 내가 기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