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후 여러 이유로 ‘인간 너머의 관점’을 표방하고 써 왔다.
여기 세 작품은 누군가에게는 SF라 분류되던 것이다. 때론 의도하지 않고 썼는데, 그렇게 불린 것도 있고 약간은 의도하면서 썼던 것도 있다.
돌아보면 어떤 설정은 왜 그렇게 구닥다리고, 유치함을 보완하기 위해 연극 만드는 방법에 집착했던가 싶은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직관적이었지만) 무척 중요한 질문으로 아직 과학도 답을 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약간 떨어진 거리에 있을 때면 서로 끌어당기고 아주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를 밀어내며 영원히 움직이는 작은 입자들”이라는 파인만의 말처럼 과학과 인문학은 아직 친하지 않아 보인다.
인문학이 과학에 대해 배타적인 이유는 나름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해 본다. 하지만 과학은 끊임없이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이상하다. 인간 ‘의식’을 다루는 이들은 종종 '사실'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다. 반면 늘 사실을 다루는 과학도들은 사실 넘어 '가치'를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 일종의 존경을 보낸다. 하지만 우리 예술가들은 그것이 당연한 듯 목에 힘주고 뻐겼던 것은 아닐까. 내 얘기다. 누구보다 사람 냄새 나는 작품들을 써 왔고, 탈인간중심주의를 외치지만, 나는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벗어나고 싶다. 더 이상 그것만으론 답이 없으니까.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나. 이제 이 지구상에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이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