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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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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깨 볶는 오후>

박나리

월간<문학21> 시 부문 등단
캐나다한국일보 제29회 신춘문예 시부문 가작
미주한국일보 제33회 공모전 시부문 장려상
제14회 재외동포문학상 수필부문 우수상
좋은생각 이달의시,수필 다수발표
2012 현, 캐나다한인문인협회 회원, floristy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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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깨 볶는 오후> - 2012년 11월  더보기

나에게 詩는 꽃이된다 꽃이라면 향기가 나야 하겠지만, 아직 여물지 못하여 향기가 없거나 꽃을 피우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기도, 그러나 실망하지 않으리라 향기가 없다 하나 모란은 여름의 화단을 불지르고 있다 꽃이 피지 못하는 무화과는 달콤함을 자랑한다 등 굽은 소나무가 나름으로 사랑을 받듯이 나에게 꽃과 시의 이미지는 같다 산고의 고통 속에서 시를 생산했다고 나는 말할 수 없다 명시를 탄생시킨다든가 생애 길이 남을 시를 생산할 능력이나 소질은 애초에 없었기 때문이다 내게 날아온 풀씨 하나 소중히 가슴에 담아 이름없는 들꽃으로 피었났다 이민으로 내 생의 터전은 척박했고 비바람을 막아주거나 혹독한 한파를 견디게 해 줄 그 무엇의 바람막이는 없었다. 그러나 詩와 교감을 나누면서 해마다 울타리 근처 피어난 풀꽃, 그 여린 몸짓으로 보내오는 꽃의 정령은 위로가 되고 나에게 안식을 주었다 허리를 숙이고 풀꽃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꽃잎 열리고 쓰러지는 안쓰러운 모습, 눈 내리는 소리가 詩어를 통하여 전달되면서 눈을 감으면 해운대 앞바다와 낙동강 하구언 갈대의 군무 꽃꽂이 소재를 구하러 다녔던 고향의 늦가을의 여행길 밤, 깊을수록 별은 더욱더 빛나고 지겹도록 내린 눈 덕분으로 땅속 풀씨가 따뜻하게 추위를 견디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염없이 눈이 내리는 메디슨햇의 긴 겨울이 지겹지 않게 되자 시의 꽃이 피지 않아도 서럽거나 억울하진 않았다 내가 가꾸는 詩의 화원에 피어나는 푸른 잎새가 주는 뿌듯함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위로와 삶의 에너지를 나는 시에서 받는다 추운 겨울을 견디게 해주었고, 씨앗을 밀어 올려준 여리지만 강한 그 봄의 색 연두와 분홍에 감격하며 내 삶의 숨결 같은 풀씨 세상에 날려 보낸다 그대와 나, 우리 모두에게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며... 매디슨 햇의 꽃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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