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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섭오복섭 선생님이라는 호칭보다 ‘마루’ 또는 ‘마루쌤’이라고 불리는 걸 더 좋아한다. 첫 제자들은 여전히 나를 보면 오마루라고 부른다. 그리고 가끔은 저희들도 모르게 ‘형’ 하고 부르기도 한다. 아무래도좋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나란 어떤 존재이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루’라고 불리고 싶은 건 마루처럼 아이들에게 열려 있는 사람이고 싶기 때문이다. 어디를 향해서도 열려 있고 누구든 쉬어갈 수 있는 곳. 크게 격식차리지 않고 드러누워 하늘도 보고 산도 보고 달도 보고 바람도 맞을 수 있는 곳. 아직 그런 사람이 되지 못했지만 그렇게 살고 싶다. 이런 나를 보고 많은 분들이 못마땅해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아버지는 언제나 나에게 선생이 그래서 되겠냐며, 너에게 뭘 배우겠냐며 타박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 말이 아이들에게 지식이나 전해주는선생이 아닌 인생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란 뜻이라는 걸. 그래서 그들 곁으로 한껏 다가서고 싶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그들 속에서 함께하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그런 선생이고 싶다. 지금까지 그래왔다고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존재로 남기 위해 오늘도 나는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위성도시란 이름으로 불리웠던 성남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책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국문과에 입학했다. 야학과 학원강사 생활을 했으나 선생님으로 살게 될지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여전히 선생님이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다. 분당 낙생고등학교에서 11년째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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