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갑오년, 서울에서 태어나 초중고 대학을 다녔다. 대학졸업식 다음 날, 서울을 떠났다. 산업화 시대, 전국에서 서울로 서울로 올라오던 시절, 그러나 존재독립의 꿈을 안고 여러 지방을 돌고 싶었다. 말과 문화가 너무 다른 안동에서 좌충우돌했지만, 여고 여중 남고 국어교사로 13년 동안 벅찬 행복을 누리며 살았다.
80년대, 시대가 가르쳐준 민주주의를 깨닫고 행동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련으로 해직되면서 결혼의 꿈을 접었고 전교조와 함께 세상을 배워 나갔다. 다시 영주로 복직되어 참교육 교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늘 고민했다. 중고등학교에서 만난 내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이 삶이었지만 그 사랑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세상과 싸워야 했다. 다시 서울에 올라와 전교조본부의 주요 직책들을 수행하면서 교육철학을 새롭게 정립했으며 중앙노동위원회 활동으로 노동자 권리가 무엇인지 배웠다. 앎은 투쟁으로 상승해 갔지만, 자부심 넘치던 13년 차 교단에서 또다시 떠나야 했다. 두 번째 해직, 서울에서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시작했다. (사)'학벌없는사회'활동은 교육 낙오자들을 찾아가는 공감의 세월이었다.
2013년 계사년,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으며 우리 삶의 희망이 우리를 데려가려는 곳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기에 제자와 동지, 시민으로 만나는 모든 분들과 함께 그 길을 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