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고와 이화여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 주립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심리학 부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원에서 ‘상담이론’과 ‘현실치료’ 강의를 했다.
1993년 문화일보 춘계문예에서 단편소설 「오스모에 관하여」로 등단했고, 1994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갇혀 있는 뜰」이 당선되었다. 그 후 창작집 『당진 김씨』로 이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트루먼스버그로 가는 길』, 『행방』, 『깊은 강』, 창작집 『정혜』, 『숲으로 가는 사람들』, 『골목길 접어들 때에』, 에세이집 『사랑의 선택』, 『자유의 선택』, 『희망의 선택』, 『행복의 선택』, 『마음의 선택』, 『사랑활용법』, 『결혼에 관한 가장 솔직한 검색』 등이 있다.
세심하게 책을 읽고 최우수 서평을 써주신 독자에게 우선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이즈음처럼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공격을 받는 시대가 일찍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배우자를 선택할 권리가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는 현대사회에서 결혼이 오히려 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한 사실이다. 해결되지 못한 극심한 불화는 이혼이라는 형식의 가정해체로 이어지고 있고 이런 현상을 보는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부정적으로 보고 기피하려는 경향 또한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결혼을 하고 또 그 결혼을 유지해보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는 것일까? 아마도 삶에서 얻고자 하는 사랑이나 신뢰 같은 오아시스가 아직 결혼에 남아있다고 믿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독신도, 동거도, 결혼하지 않는 형태로 가족을 구성하는 다양한 유형들도 각각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모순되는 속성인 혼자 있고 싶은 자유와, 함께 있고 싶은 사랑의 양립되는 소망을 온전히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생활양식을 발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에 실망했을 때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바라보고 싶지 않아 배우자나 결혼이라는 제도에 모든 탓을 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대부분 길고 힘든 인생의 여정에서 지친 삶에 위안이 되어주는 결혼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어려울 때, 배우자가 등불을 켜지 않으면 나는 암흑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거두고 내 등불에 먼저 불을 당겨 두 사람의 길을 비추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다 자신의 영혼을 밝힐 수 있는 등불을 내면에 지니고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2002년 9월 12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