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을 좋아했습니다. 자신이 아는 사람을 똑같은 모습으로 초상화 속에서 만나거나, 어릴 적부터 자주 들었던 유명한 인물과 마주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부처님이나 신선처럼 이 세상을 초월하는 신비의 인물이 눈앞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부분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사람들이 그림 속에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화가들은 아마 주변의 다양한 사람을 자세하게 관찰하고 수많은 연습을 거친 뒤,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럴듯한 장면을 연출했을 것입니다. 현대에는 사진과 영화가 등장하면서 인물을 예전처럼 많이 그리지는 않습니다. 이런 매체가 없던 옛 시절에는 그림 속의 인물이 중요했고 인기가 많았습니다. 화가들도 좀 더 그럴듯하게 그려 내기 위해 노심초사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50점의 그림은 대부분 당시에 가장 솜씨가 뛰어났던 화가들이 그려 낸 것입니다. 누가 더 잘 그렸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옛 그림의 재미와 매력에 한 걸음 다가가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