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학 시인은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공업대학에서 시스템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바탕화면』, 『오래된 오늘』, 『너의 안녕부터 묻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와 저서로 『수치해석기초』가 있다. 현재 영남대학교 기계IT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권순학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인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는 자연이 파괴되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무너진 현대사회에서 꿈과 희망 없이 살아가는 실존적 고뇌가 가장 처절하고 쓸쓸하게 배어 있다고 할 수가 있다. 꿈과 희망도 버려야 하고, 야만적인 후회도 버려야 하고, 혼자 잠 자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출근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살아가야만 한다. 인간의 사회적 토대가 다 무너진 25시, 어떤 구원의 손길도 올 수 없는 25시, 권순학 시인은 이 25시를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견디며, 하늘기둥을 떠받치고 있는 서정시를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