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대학교 철학 박사
■ 87년부터 대산선생 문하에서 四書 및 易經 등을 수학
『대산주역강해』·『대산주역점해』·『미래를 여는 주역』·
『주역전의대전역해』 등의 편집위원.
■ 저서에 『후천을 연 대한민국』, 『세종대왕이 만난 우리별자리』,
『시의적절 주역이야기』, 『팔자의 시크릿』, 『주역점 비결』, 『천상열차분야지도 그 비밀을 밝히다』, 『이름, 호와 함께 빛나다』, 번역에 『하락리수』, 『오행대의』, 『천문류초』, 『매화역수』, 『황극경세皇極經世』, 『초씨역림焦氏易林』 등이 있음
97년 초에 주역입문을 발간한 후로 20년이 지났다. 2004년에 전면적인 수정을 해서 출간했고, 이제 조금 더 보충해서 새로이 인쇄하게 되었다. 그동안 주역입문을 아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새로이 입문하려는 초학자의 좋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흥사단에서 10여 년간 대산大山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동안 참으로 많은 계층의 사람들을 접하게 되었다. 흥사단의 주역강의 시간에서만은, 그분들의 사회적인 직위와 추구하는 목적에 상관없이 “어떻게 하면 주역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었다.
그분들의 질문에 같이 생각하고 토론하면서, “아! 이런 면을 잘 모르는 구나. 맞아!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한 번 깊이 연구를 해봐야지” 하는 생각들을 갖게 되었다. 그때그때 생각했던 것을 정리하고, 또 미진한 것은 항상 가슴속에 화두처럼 간직하고 다닌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그동안 생각했던 원고를 정리하고, 또 다른 책을 참고로 하면서 주역의 입문편을 쓰게 되었다. 그동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도 있고, 또 어떤 내용을 어떻게 실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출간이 지연되었다. 주역을 쉽게 정리한다고 했는데, 더 어렵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어 대산선생님께 감수를 부탁드렸더니, “잘 정리된 내용이다”는 의외의 칭찬을 들었다. 덕산 대사형께서는 입문편에 너무 여러 내용이 들어갔다고 간략히 줄이는 게 좋지않겠냐고 하셨지만, 하나라도 더 넣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생각밖에 내용이 많아져서, 독자 여러분에게 오히려 해가 되지 않았나 하는 걱정도 든다. 급하게 요점만 보고 싶은 분은, 2부 1장의 1절 ‘태극’과 5절 ‘팔괘의 요약’, 그리고 2장의 4절 ‘효의 명칭’만 보고 주역책을 읽으셔도 될 것이다.
주역은 우주 삼라만상의 발생하고 소멸하는 이치를 음과 양의 두 부호로 표시한 학문이다. 여러 가지 복잡하게 전개되는 현실을 음과 양의 두 운동으로 보고, 이 음양의 운동을 64괘라는 틀 안에 정형화시킨 것이다. 세상에 많은 일이 발생하고, 많은 물건들이 있지만 이를 유형별로 나누면 64개로 축약된다는 뜻이다. 사람들을 모아 나라를 건국하는 일은 사괘()에 속하고, 건국한 후에 논공행상을 하고 일할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은 비괘()에 속한다…. 또 물건을 삶는 솥은 정괘()에 속하고, 쌀이나 곡식을 먹기 좋게 도정하는 절구는 소과괘()에 속한다는 등, 세상의 모든 일과 물건의 형상 및 도구가 다 64괘로 정형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는, 이것이 64괘 중에 어떤 괘에 속하고 그 괘의 속성은 어떠하니, 어떻게 처신해야겠다는 대답이 나오고, 필요한 물건을 만들 때는 64괘 중에 해당하는 속성의 괘를 찾아 응용하여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주역(계사전)에서는 괘의 형상을 보고 수렵・농경・교역・의상・승선・승마・방범・도정・무기・가옥・매장・문서사회 등 12사회를 이끌어 내어 사회를 발전시켰다고 한다. 이는 주역의 괘상을 보고 발명을 했다는 뜻도 되고, 인류를 발전시킨 12단계의 사회를 주역의 괘상안으로 정형화시켜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대과학의 첨단이라고 하는 천체물리학・유전자공학 등에서도 주역의 개념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물질문명에 자칫 잃기 쉬운 자연과의 조화, 인간의 존엄성 상실 등에 대한 답을 주역에서 찾는 학자나 모임이 많아졌다. 이렇듯 주역은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철학적이고도 구체적인 요소를 제공한다.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주역을 배우면 배울수록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우주관과 아울러 지극히 현실적인 학문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주역의 개념에 보다 쉽게 접근했으면 한다. 그래서 각자 처한 환경에서 그 환경에 적절한 주역의 지혜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한 10년을 더 공부하고 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쉽게 쓴 것에 대해 독자 여러분의 질정을 바란다.
甲辰年 立冬에 乾元 尹相喆은 삼가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