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이륭’이라는 필명으로 『시운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존재의 놀이』 『한라산』 『악의 평범성』이 있다. 2021년 김달진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악의 평범성> - 2021년 2월 더보기
자기를 처형하라는 글이 쓰인 것도 모른 채 봉인된 밀서를 전하러 가는 ‘다윗의 편지’처럼 시를 쓴다는 것도 시의 빈소에 꽃 하나 바치며 조문하는 것과 같은 건지도 모른다. 22여 년 만에 그 조화들을 모아 불태운다. 내 영혼의 잿더미 위에 단테의 「신곡」 중 이런 구절이 새겨진다.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내 시집에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 202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