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흔복 시인은 2015년 9월 24일 아침에 뇌출혈이 발생하여 투병을 시작했다. 6년이 흐른 지금, 초기의 상황보다 현저히 좋아지기는 하였어도 가혹한 투병의 시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흔복 시인은 급작스레 인사도 없이 투병의 시간 속으로 들어갔지만 그는 우리에게 이미 항상 따뜻한 마음을 건네고 있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삶의 깊은 내부에서 들끓는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위로의 시편들로써 말이다. 그 시편들을 모아 이흔복 시인의 새 시집을 한 권 펴낸다. 여기 실린 시들은 이흔복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이후에 씌어진 것들을 모은 것이다.
시집을 펴내는 일이 시인 자신의 힘과 지혜로 마련해야 마땅하지만 그럴 날이 속히 도래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가족의 양해를 구하여 펴내게 된 것이다. 이흔복 시인이 지난한 투병의 시간 속에서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삶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지켜보며 동료 시인들의 우정을 모아 격려를 보낸다. -이흔복 시인을 대신하여, 조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