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학습자나 교육 기관의 수에서 놀랄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로 일상생활의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던 학습자들도 다양한 동기와 목적으로 한국어를 학습하게 되었다. 그 중 학문목적 학습자의 양적 성장은 주목할 만한데, 한국어교육 기관에서 한국어를 학습하고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한 유학생은 현재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유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원어민 학생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아마 한국어 구사 능력의 부족이 아닌가 한다. 의사소통, 특히 구어 사용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학습한 유학생들은 실제로 학업을 위해 필요한 쓰기 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TOPIK(한국어 능력 시험)에서도 쓰기 영역을 강화하였지만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써야 하는 보고서나 발표문, 학위논문 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은 한국의 대학이나 대학원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실제 자신의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흔히 외우는 것, 문제를 푸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문법이 오히려 수준 높은 쓰기 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알려주고자 하였다. 즉 우리는 읽기와 쓰기, 그리고 문법의 통합적 언어 교육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지식 중심의 분절적 문법 학습이 아니라 실제 읽기와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통합적 문법 학습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온전한 문장의 형식으로 구현된 문법 내용을 통해 학습자는 따로 배우는 문법이 아니라 읽기와 쓰기의 과정 중에 활용할 수 있는 문법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9개 과와 4개의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1과는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로 읽기, 쓰기, 문법, 읽고 쓰기를 위한 문법 등 이 책에서 학습해야 할 내용에 대해 설명하였다. 학습자들은 본격적인 학습 전에 한국어 읽기, 쓰기 문법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 2과부터 9과까지는 글쓰기에 필요한 기술 방식에 따라 나누고 각각의 기술 방식을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펼치고 있다. 곧 설명하기-비교하기-제안하기-논증하기-분류하기-인과관계-비유하기-서사하기 등이 그것이다.
각 과는 크게 ‘도입-읽기-문법-쓰기-정리’의 순으로 체제를 구성하였다. 각 부분들이 하나의 주제 아래 서로 긴밀하게 응집하여 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도입부는 해당 과의 학습 내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키워드를 제시하였고, 또 ‘들어가면서’를 통해 해당 과의 주제를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읽어보면’에서는 읽기 자료와 주요 어휘, 문장 쓰기에 필요한 문법 사항을 제시하였다. ‘읽기’는 해당 과의 쓰기 기술 방식이 사용된 전형적인 텍스트를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이해 학습이나 내용 분석 등 읽기 관련 사고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어휘’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설명하되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표기하였다.
‘문법’은 문장의 형식으로 제시하였는데, 역시 해당 쓰기 기술에 활용될 수 있는 문장 유형을 선정하였다. 특히 문장의 형식을 도식으로 제시하고 각 문장의 문법적인 사항이나 관련 표현, 예문 등을 문장으로 제시하여 학습자의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또한 이 문법 내용이 쓰기와 이어질 수 있도록 문장을 확장하는 문법 내용도 담고 관련 문장의 예도 제시하여 글쓰기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쓰기’는 해당 과의 쓰기 기법에 대해 학습한 후 실제로 글을 쓸 수 있도록 과정 중심으로 활동을 구성하였다. 이 단계에서 학습자들은 읽기 지문을 도식으로 정리하고 각 주제와 관련한 다른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생각을 한 편의 개요로 작성해보는 단계까지 포함되어 있다. ‘연습해 보면’은 이후 심화된 쓰기 학습을 위해 마련되었는데, 심화된 내용의 지문을 읽고 학습자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글쓰기를 연습한다. 단 글의 구성에서 더 나아가 400자 이내의 완성된 글을 쓰는 것까지 이루어진다. ‘쉼터’는 해당 과의 학습을 정리하는 부분으로 관련 주제에 해당하는 내용이나 실생활에서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것들로 구성하였는데, 학습자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주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부록’은 실제 문장을 쓸 때 활용할 수 있는 사항들을 정리하였다. 부사, 어휘, 문법 사항, 연어 목록 등의 정보는 학습자들이 문장을 쓰는 데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록이 단순히 참고용 자료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문의 내용을 보충해 주고 학습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와 함께 하는 것뿐 아니라 학습자가 혼자서 학습하거나 자신의 글을 쓸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문법을 통해서 한국어 학습자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글을 쉽게 읽고 쓸 수 있도록 돕는 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었다. 이 책을 통해서 학습자들이 문법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문법이 학습하기 어렵고 불필요한 영역이 아님을 알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긴 시간을 집필과 교정에 수고해 준 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각기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있어 회의 시간을 맞추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매번 모두 열심히 해준 덕에 무사히 책이 나오게 되었다. 특히 유슬기 선생은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교정보는 수고를 기꺼이 맡아 주었다. 아울러 출판이 되기까지 긴 시간 믿고 기다려 주신 한국문화사 관계자 여러분, 이름만큼 예쁘고 사랑스럽게 편집을 마무리해준 이사랑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8년을 시작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