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이 넘는 긴 기간 학생운동, 노동운동, 재야민주화운동의 한가운데서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온몸으로 투쟁해온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 장기표. 10여 년의 수배와 10여 년의 구속으로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오롯이 민주화운동의 한길을 달렸다.
1970년 전태일 사건이 신문에 보도되자마자, 당시 서울법대생이던 장기표는 현장으로 달려가 이소선 여사를 만났고, “우리 태일이가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이제 나타났구나”는 말을 들었다. 그 뒤로 장기표의 별명은 전태일의 대학생 친구가 되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장기표는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새로운 진보의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의 정보화와 정보통신수단의 혁명적 발달로 물질적 풍요가 달성되고 대중의 사회정치의식이 고양된 정보문명시대야말로 자유와 평화, 복지가 보장된 가운데 자아실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자아실현의 시대가 되리라고 확신하여 새로운 진보이념인 민주시장주의(녹색사회민주주의)를 주창하면서, 이를 구현할 참된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30여 년간 분투해왔다.
이 과정에서 온갖 고난과 유혹에도 불구하고 자아실현의 새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철학이 있는 정치, 철학이 있는 삶’을 기치로 강연과 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현재의 한반도 주변 정세로 보아 지금이야말로 민족통일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으로 민족통일과 민족웅비를 위한 활동도 열심히 전개하고 있다.
2023년에는 특권폐지 국민운동본부를 창립해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들이 불필요하게 누리고 있는 과도한 특권을 폭로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폐지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평생 30여권의 저서를 집필해 양극화, 청년실업, 비정규직, 저출산, 해고불안, 노후불안, 공교육 붕괴, 입시지옥, 사교육비 등 우리시대 현안의 해법을 정보문명시대의 관점에서 끊임없이 제시했다. 대안 없는 비판이 횡행하는 한국적인 정치풍토에서,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