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동(茶洞) 출생. 양주(楊州) 조씨로 조선 말기 철종에서 고종 초까지 10년간 영의정을 지낸 조두순(趙斗淳: 1796~1870)의 증손녀이다. 마지막 왕비 순종황후 윤대비와 이종사촌 간으로, 어릴 적부터 궁중을 자유로이 드나들며 구한말 명문대가의 양반가 전통음식과 조선왕조의 궁중요리를 익히며 자랐다.
동덕여학교에 입학(1927년) 3년 과정을 졸업하였고, 1939년 28세의 나이로 서울 양반가 전통음식을 상세히 한글로 정리하여 소개한 《조선요리법》을 저술・출간하였다. 이 책은 방신영(方信榮: 1890~1977)의 《조선요리제법》과 더불어 당대 쌍벽을 이루는 한국음식 조리서가 되었다.
같은 해 일본 동경제과학교를 졸업하였고, 1940년 박순천(朴順天), 황신덕(黃信德), 박승호(朴承浩) 선생 등과 ‘경성가정여숙(현 중앙여고)’을 설립, 교사로 취임하여 우리 전통음식과 예법을 복원하려 노력하였으며, 수시로 전국의 명가들을 찾아다니며 각 고장 특유의 음식맛을 익혔다.
1937~1940년 8월까지 <동아일보> 가정란에 우리 음식 만드는 법을 다수 연재하였고, 1939년 4월 17~23일 YWCA(여자기독청년회) 주최의 ‘춘계요리강습회’ 등 수많은 실습회를 개최하였다.
1953년 국내 최초의 한식다과 전문점 ‘호원당’을 설립, 우리나라 고급 한과의 정수를 대중에게 널리 알렸으며, 그 맥을 아들과 며느리가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국빈만찬 한식상을 주관하였고, 경성여자상업학교, 진주여고, 서울대 가정대학, 숙명여대 등에서 한식조리법을 강의하였으며 평생을 조선의 맛, 조선요리의 정수, 그 전통과 문화를 지키려 애쓰다 1976년 타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