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시인, 아방가르드 예술가, 영화감독, 아나키스트,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철학자, 그 모두였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혁명가였던 사람.
1931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청년기 초기부터 다방면으로 급진적 활동에 몸담았다. 그 시기, 파리 시내 벽면에 ‘절대 일하지 말라’는 전설적인 낙서를 남겼다. 이 낙서는 후일 68혁명의 유명한 표어가 된다. 이후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을 만들고 아스게르 요른, 라울 바네겜 등과 함께 이끈다. 1967년 《스펙터클의 사회》로 현대사회가 사람들을 조작된 이미지로 둘러싸고 수동적 관객으로 전락시킨다고 폭로한다. 이처럼 소비사회에 저항하는 이론과 전술을 제공하며 68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혁명이 결국 기성 체제에 흡수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고, 1972년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은 자체 해산한다. 그 뒤에도 자본, 도시공간, 이미지의 관계를 고찰하는 영화 작업을 이어가지만, 1973년 친구이자 동료인 제라르 르보비시가 암살되자 그 배후라는 의혹을 받는다. 그러나 그에 맞서듯 진실과 미디어에 대한 독창적 사유를 펼친다. 매 순간 일상생활의 혁명을 자기 삶으로 실천하려 했던 그는 스스로 떳떳했다. 대표적 저서인 《스펙터클의 사회》와 동명의 영화를 비롯해 여러 저서와 영화를 남겼다. 1994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