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 첫 번째로 하는 일은 눈물을 흘리는 일이지요. 그것은 어떤 의미의 눈물일까요? 혹시 그것은 탄식이 아닐까요? 우리는 그렇게 지구라는 이 별에서 매 순간 나와 이별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그리하여 못내 서글픈 일이지요. 간간이 느껴지는 이름 모를 공허함과 마땅히 있어야 할 자기 존중의 부재, 그것은 슬프지만 요즘은 너무도 흔한 비극입니다. 동시에 그 비극이야말로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혜원과 연우, 여진과 연수는 각자의 한계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들은 나이면서 동시에 당신입니다. 누군가의 무책임으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 꿈과 현실의 너무도 큰 괴리감, 그것들은 오늘날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가슴 아픈 한계였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불행한 일은 무엇일까요? 글을 써 내려가면서 감히, 그것이 ‘더는 희망이 없는 삶’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당신은 누구입니까?
사전을 아무리 찾아봐도 인터넷 검색창을 아무리 뒤져봐도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그 어떤 해답도 얻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우리는 철저하게 나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셈이지요.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를 다 알아가기에 삶은 너무도 짧은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까 더는 미루지 말고 스스로의 의지로 찾아 나서기를 바랍니다. 결국 모든 해답과 희망은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