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고들은 서른 중반의 나이에 아프리카를 선택했던 것에 비하면 지극히 경미한 수준의 것들이다. 직장을 버리고 이제까지 악전고투해가며 쌓아온 모든 기득권과 노하우를 포기해야 하는 아프리카 행이야말로 나머지 인생이 엉망으로 꼬일 수도 있는 초대형 사고였다. 침착하자, 조금만 더 침착해지자고 주문을 걸었으나 결국 회사에 사표를 냈고 퇴직금을 들고 아프리카로 날아가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게 사고가 될지 사건이 될지는 오직 하늘만이 아는 일이니 신념만은 잃지 말자, 그렇게 다짐하면서.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간다는 건, 많은 시행착오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게 아무런 연고와 정보도 없는 아프리카에서의 일이라면 문제는 좀더 심각해진다. 좌충우돌했으나 좌고우면하지 않았던 것은, 나의 무모한 도전과 모험이 설령 실패로 끝나더라도 훗날 부끄럽지 않은 기억으로 남으리라는 명분과 열정의 소산이었다. 분명하지 않은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건 분명한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많은 것을 잃더라도 한 번쯤 관철시키고픈 가치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그것을 실행하는 것, 결과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감행하는 것, 그게 청춘의 소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