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준호의 시선으로 당대 사람들의 삶과 시대의 풍경을 바라보는 『빼앗긴 오월』은 떠올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아픈 기억을 재생하는 경험담이자, 점차 잊히는 역사적 진실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이들의 손을 꼭 잡은 작가의 끈질긴 기록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진실을 기억하겠다는 의지, 끔찍하고 참혹한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다짐에 담긴 진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마음은 편치가 않았습니다. 35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그때의 상흔이 또렷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국립5·18민주묘지에 다녀왔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와야지 했는데, 발걸음은 역시나 무거웠습니다.
그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최연소 안장자의 비문 앞에서는 같은 시대를 산 사람으로서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꽃잎처럼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마.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 있지만.
좋은 세상 통일된 조국에서.
다시 만나리…….
‘지금 우리는, 아니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