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혁명의 성공이 경제적 혁명과 문화적 혁명의 성공을 자동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권력 체계가 붕괴된다고 해서 반드시 긍정적이고 진일보한 가치를 지닌 새로운 권력 체계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혁명 이후의 문화적 관행과 제도가 기존의 문화에 비해 진보한다는 보장도 받기 어렵다. 이런 사실은 역사의 발전과 관련된 질문이 판단상 많은 난점과 곤란을 지닌다는 것을 보여준다. 혁명의 진보성에 대해서는 그래서 긍정적 판단과 반대 논거가 다양하게 제출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역사 발전의 복잡성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할 필요가 생긴다.
혁명은 인간의 사회적 삶에 누구도 회피하기 어려운 커다른 충격을 주기 마련이며, 혁명으로 역사적 진보가 이루어지는지 여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