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서산 출생. 도시농부 봉사회 회원
- J’s English 영어학원 원장
- 서울 광영고등학교 운영위원장
- 강서까치뉴스 명예기자
- 치매도 시가 되는 녀자(치매시) 블로그 운영
- 한국문학예술 2013년 수필 신인상
- 지필문학 2015년 시 신인상
- 허준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기념 백일장 수필 장려상
- 제33회 국민독서 경진대회 강서지부 독후감 우수상
- 2013자치회관 체험 감동수기 입선
- 새마을문고 서울 강서지부 회원
- 한국문인협회 강서지부 회원
- 한국문인협회 회원
- 동인문집 ‘꽃들의 붉은 말’
- 서울 강서 도시농부 학교 7기
- 연세 강서 리더스 아카데미 6기
- 이루미 독서심리 코치
- 시서례국어연구소 글쓰기 독서 지도사
치매에 얽힌 글을 묶어 책을 내며…
감추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우리 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꺼내어 만천하에 공개하고 세상에 보인다는 것은 무척 망설여지는 일이었고 부끄럽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인류 기대 수명이 백 세가 넘어가는 시대에 현실적으로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치매라는 질병을 보게 되었습니다. 혹 비슷한 상황이라면, 도저히 피해 갈 수 없다면, 잘 견뎌내시라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스로 위로 받기 위해 가끔 써왔던 일기 같은 이야기에 공감해 주시고 감동을 느꼈다며 격려해 주셨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사를 하였습니다. 팔 년 전 어머님의 치매를 발견하고 떠났던 10층 아파트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변한 듯 변한 것 없는 아파트에 짐을 부리고, 정리하고, 꾸미다가 문득 어머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 한없이 슬퍼졌습니다. ‘띠띠디딕’ 늘 누르던 번호를 못 누르시고 현관문을 ‘쾅쾅쾅’ 두드리시며 문 안 열어준다고 역정을 내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어둔 밤 우두커니 서계시던 뒷베란다에서 눈 마주치며 소스라치게 놀랐던 그날이 떠오릅니다.
지금 어머님은 큰 형님 댁에 계십니다. 다음 달엔 둘째 형님 댁에서 지내실 예정이지요. 사녀일남 형제들이 돌아가며 한 달씩 어머님을 돌봐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엔 정서적 안정을 해칠까 봐 걱정을 하였는데, 소풍이라도 가는 듯 즐기시며 외출을 기다리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자식도 인간인지라 힘들어 지칠 때쯤 헤어졌다가 반가운 얼굴로 다시 만납니다. 지금은 모두들 전심을 다해 어머님을 모실 수 있는 최선책이 되었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지만, 한 달 효자는 얼마든지 누구든지 할 수 있음을 체험합니다.
슬픈 병을 앓고 계시나 건강하신 어머니 양점석 권사님, 동생들이 항상 애잔하고 맘 쓰이는 큰 형님 전광숙,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사이에서 많이 힘드실텐데도 묵묵히 책임을 다하시는 둘째 형님 전광연, 멀리 미국에서 일 년에 한 번씩 들어와 오롯이 어머님과 시간을 보내시며 형제들의 짐을 덜어주시는 셋째 형님 전광성, 속초에 사시며 여름 겨울 특별휴가를 제공해 주시는 넷째 형님 전광보.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외며느리로 시집와서 힘든 날 없지 않았지만 형님들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있었기에 오늘 부족한 올케가 치매로 시를 쓰고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좋은 끝이 있을 거라며 늘 참아라 말씀하셨던 친정 아버지 유낙수, 어머니 조순례 존경합니다. 역으로 누나보다 매형이 더 힘들거라며 물심양면으로 신경 써주었던 유희자, 유득주, 유국주 사랑하는 동생들에게 걱정 말라 전하고 싶습니다.
똥오줌 흘리고 지나간 자리 말없이 닦아내며 엄마 모르게 할머니 편이 되어주는 딸 전솔, 엉뚱한 소리 하실 때마다 할머니로부터 엄마를 지켜주는 아들 전민재, 아침저녁으로 어머님 기저귀를 입혀드리며 가슴 타는 나날을 보내는 남편 전광출.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한마음 한뜻이었기에 그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아 작은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위로와 힘이 되길 바라며 『치매도 시가 되는 여자』를 세상의 모든 치매 가족에게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