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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주명철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12월 <새로 쓴 프랑스 혁명사>

주명철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에서 2015년 8월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공부한 내용을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애쓰고, 역사교사가 될 학생들에게도 이른바 ‘꼰대’가 되어 우리말을 정확하게 쓰라고 닦달했다. 아무리 좋은 뜻으로 말해도 듣는 사람이 들을 생각이 없으면 소용없다는 사실만 계속 확인했지만, 되도록 그런 말만 하라고 나라에서 주는 월급의 무게를 이겨내고자 비교적 성실하게 살다가 정년퇴임했다. 지나온 과정을 돌이켜볼 때, 내가 만난 학생들은 반드시 가르쳐야 알아듣는 사람들이 아니기에 역사적 인물과 사건에 공감하려고 노력하되 섣불리 좋다거나 싫다고 판단하지 않고 당대의 공동선에 비추어 판단하려고 애쓰리라 믿으며 안심한다. 그러나 늘 사실과 진실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개인의 경험을 되살려 타인의 경험을 재체험하고 공감하는 교육자가 되라고 분명히 말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내가 퇴임한 후에 급변한 정치 상황과 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수많은 매체가 날마다 ‘팩트’라고 전한다. 과연 진실성을 믿을 만한 ‘사실’이 몇 개나 될까? 따분하고 화나는 현실에 마음공부를 하자고 결심하고 불가의 고승들이 모든 물질과 생각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를 본받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모든 판단은 역사적 판단’이라는 점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현실세계에서는 물질과 정신이 인연에 따라 얽히고설켜 있지만, 역사적 판단으로 대상의 본질을 이해하고 곁가지를 하나하나 떼어내는 작업은 세상의 본모습에 다가서는 유일한 길임을 잊지 않는다. 게다가 글쓰기는 몸이 기억하는 직업병이다. 그래서 ‘이판사판역사판’을 마음에 새기면서, 진실·사실·팩트가 뒤섞이고 과거·현재·미래가 뒤얽힌 글을 자유롭게 쓰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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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서양 금서의 문화사> - 2006년 7월  더보기

우리는 혁명기에 개인들이 여론을 조작하면서 얼마나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는지 비교적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역사에서 보면, 여론처럼 위기의 순간에 그 모습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것이 많다. 예를 들어 부부생활이 평온할 때보다 부부 사이에 불화가 생길 때 그 가정의 문화를 온전히 엿볼 수 있다. 위기의 순간에 남편과 아내가 평소 서로 존중해주는 방식이 제대로 드러난다. 다시 말해서, 앙시앵 레짐 시대의 평화로운 가정생활뿐만 아니라 질서가 파괴된 가정의 사례도 함께 고려해야만 그 시대의 가정생활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도 이처럼 앙시앵 레짐 시대에 잘 느낄 수 없던 요소가 눈에 띄게 드러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역사가들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여론의 문제를 주목했다. 그들은 프랑스 혁명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여론의 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추적했다. 그렇게 하면서, 타성에 젖을 대로 젖은 것처럼 보이는 앙시앵 레짐 시대 사람들의 의사소통 방식과 매체를 연구하였따. 그리하여 프랑스 혁명의 문화적 기원을 연구하기 위하여 인쇄매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맥락을 좇아 앙시앵 레짐 시대의 인쇄물 가운데 특히 '금서'를 다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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