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으며, 2003년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으며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지은 책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큰 도서관』『고양이와 춤을』『캠핑이 좋아요』『괜찮아요』『사랑해요』『하늘에서 종이 눈이 내려요』 번역한 책으로는 『최고의 어린이』『엄마 가방은 괴물이야』 등이 있어요.
어린이 여러분은 기생충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검사하던 배변 봉투가 떠오릅니다. 옛날에는 어렵게 살고 위생시설이 좋지 않아 우리 몸에 기생충이 많이 살았거든요. 그래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배변 검사를 해서 기생충이 나오면 약을 주고 치료했답니다. 그때 억지로 검사하는 게 싫어서 엉뚱하게 친구나 강아지 똥을 가져간 아이들도 있었지요.
부모님들에게는 기생충은 그런 기억으로 존재할 거예요. 하지만 최근에 유명한 기생충 박사님이 여러 강의와 책을(기생충에 대한 여러 연구를) 통해 기생충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들을 새롭게 바꾸어 주었어요. 기생충이 꼭 징그럽고 우리 몸에 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지요.
우리 몸에 사는 다양한 기생충들은 신비하게도 때로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잘 유지시켜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기도 하고, 또 질병을 치료해 주기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답니다.
남의 몸에 붙어 영양분을 빼앗아 먹는 기생충이라고 예로부터 어른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남에게 도움만 받는 사람을 ‘기생충 같은 놈’이라고 욕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숙주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존재가 기생충이긴 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지 않고 남의 몸에 붙어 살아가는 기생충은 얄밉게도 숙주를 조정하거나 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제 기생충은 알레르기나 당뇨병, 비만, 심지어 자폐증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약으로 탈바꿈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기생충을 빗대 사람에게 했던 욕은 이제 칭찬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어린이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기생충에 대해 잘 몰랐던 사실들을 알아 가면 좋겠습니다. 또한 비록 징그럽고 못생겼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는 기생충처럼 각자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