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나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안 되는 강박에 시달렸다. 이것이 쓰기의 시작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문예창작학과에 편입학했던 것은 누군가의 격려 한마디 덕분이었다. 인생은 의외로 쉽게 방향을 틀었다. 인정받고자 능력도 없는 인간이 이기려는 글쓰기를 했다. 당연히 만날 지기만 했다. 글은 이기려고 쓰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졸업한 이후였다.
그래도 할 줄 아는 게 글쓰기라고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해왔고, 출판사의 권유로 책을 쓰게 되었다. 인생이란 것은 ‘어쩌다’로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것 같다. 욕심에 눈이 멀어 무턱대고 시작한 책 쓰기는 좌절과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책으로 나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다른 이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위로와 소망이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