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장편소설 《아몬드》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 《프리즘》 《튜브》, 소설집 《타인의 집》, 어린이책 시리즈 《위풍당당 여우 꼬리》 등이 있다. 장편영화 <침입자> 및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 《씨네21》 영화평론상을 수상했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이 소설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 특히 아직도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내미는 손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거창한 바람이지만 그래도 바라 본다. 아이들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당신도 한때 그랬을 것이다.
- 2017년 봄
타인의 감정에 완전히 공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진정한 공감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같은 대답을 내놓으며 부연했다. 감정이 올바르게 쓰이기 위해
서는 이성의 기능이 선행돼야 하고, 적절한 온도로 이루어진 이성과 감정의 쓰임은 오로지 교육이라는 도구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감정을 느낄 수 없었던 윤재가 세상을 이해하
고 감정을 배워가는 방식은 그런 나의 생각을 담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왜인지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이성은 차갑게 얼어가고 감정은 뜨겁게 끓어오르기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감정이 쓰여야 할 곳에 이성이 울타리를 치고, 이성이 쓰여야 할 곳에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든다. 이성과 감정이 양립될 수 없는 가치처럼 대립하는 가운데 사람들의 입에는 ‘공감 불능’과 ‘감정 과잉’이라는 키워드가 너무도 쉽게 오르내린다. 세상에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들과 오해, 누군가를 악인으로 몰거나 쉽게 판단해버리는 일들이, 많은 경우 이성과 감정의 혼돈과 오용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 2023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