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을 만나, 살아보아야 누려지는
내겐 산상수훈의 말씀은 너무나도 힘겨운 말씀이었다
말이 어려운 게 아니라 그 말씀대로 사는 게 힘들었다
말씀 앞에 나의 무능과 실패와 배신과 좌절과 도피,
말씀이 비추는 나의 무지와 불신앙과 교만과 폭력과 음란의 죄악,
그 무저갱(無低坑)의 자괴감과 죄책감을 떨쳐버리려고
선학(先學)들을 따라 피해 갈 궁리를 많이 했었다
비겁한 변명과 합리화에 스스로를 속이고 괴로워했다
끝내 말씀에서 달아날 수도, 숨을 곳도 없었다
어영부영 어정쩡 하는 사이 세월이 많이 흘러갔다
가슴에 독을 품고, 삶에 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았다
잠시잠시 피하여도 돌아온 곳은 늘 같은 지점이었다
체념으로 익숙해져 가고 책임전가로 위안을 삼았다
그러다 계시처럼 산상수훈 사이로 주님의 보혈이 비쳤다
어느새 산상수훈의 그 날처럼 우리 주님이 다가오고 계셨다
은총과 창조의 세계, 신앙의 신비가 열리고 있었다
산상수훈의 주님은 은총의 신비로 나를 보듬어 주셨다
우리 주님의 보혈이 산상수훈 안에 그렇게 선명한데
연약하면 연약한 대로 넘어졌으면 넘어진 대로
그 보혈을 힘입고 다시 일어나 따라가면 되는 일이거늘,
보혈 없는 사람처럼 더 이상 달아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 빛나고 황홀한 산상수훈의 세상에 우리를 품으시려고
우리의 소행을 다 아시면서도 저벅저벅 다가오시는 우리 주님,
그날의 우리 주님에게서 떠나야 할 이유가 정말 없었다
산상수훈이 살리는 말씀인데 우리가 뉘게로 가겠는가
어설픈 주의주장에 묻혀 잊혀진 우리 주님의 보혈이
산상수훈에서 대양의 너울처럼 넘실대고 있었다
거기, 산상수훈 말씀 때문에 혼란스럽고 상처 난 사람들을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께서 보혈로 싸매고 보듬고 계셨다
피곤한 자기소망과 나름 행복에 옭아 매여 듣지 못하던
우리 주님의 다가오시는 숨소리가 산상수훈에 가득하였다
여기, 산상수훈에 짓눌리고 널브러져 포기한 사람들을
다시 오실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께서 일으켜 세우고 계셨다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 - 보혈의 우리 주님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 - 다시 오시는 우리 주님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을 그렇게 만나고 동행해야
산상수훈의 빛나고 황홀한 삶이 활짝 열린다
가슴 벅찬 감격으로 산상수훈의 길을 따르고
온 맘 드리는 뜨거운 열정으로 산상수훈의 삶을 살고
열 번 실패하고 좌절해도 우리 주님 십자가를 붙들고
열한 번 일어나서 다시 오실 우리 주님께로 나아간다
그렇게 살아 봐야 산상수훈이 우리 주님의 복음이다
그렇게 살아 봐야 산상수훈이 우리 주님의 하나님나라다
그렇게 살게 이끄심이 우리 주님 산상수훈의 은혜다
그렇게 살게 펼쳐주심이 우리 주님 산상수훈의 능력이다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을 사랑할 용기를 북돋우어주시고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을 따르는 기쁨이 샘솟게 하시는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이 온 세상 모든 영성을 아우르고
빛나고 황홀한 삶과 세상을 만끽하며 살아가게 하시느니
이 빛나고 황홀한 삶과 세상의 말씀을 함께 나누고저
산상수훈의 말씀을 묵상으로 이끄는 <초대 시> 1편과
산상수훈을 열두 꼭지로 나누어 말씀을 포괄적으로 담아내는
<말씀 시> 12편으로 이 말씀을 묵상하는 길라잡이로 삼았다
이에 묵상되어 누려지는 빛나고 황홀한 삶과 세상을
우리 주님의 부어주시는 특별한 은총에 의지하고
시편 119편, 알파벳 시편의 미학을 원용하여
각 8행의 539편의 연작시로 한 올 한 올 엮게 되었다
이 묵상은 완결된 것도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성령님께 마음을 열어 놓으면 끊임없이 자라난다
우리 주님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도록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는 중에 그에게까지 자라난다
매일 매일 매 순간 더욱 간절해지고, 깨달아지고, 보태져서
더욱 빛나고 황홀한 삶과 세상으로 확장되어 나아간다
지난 성취와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주님께 사로잡혀
더 온전하고 풍성한 하나님나라로 기쁨으로 나아간다
이는 그때 아브라함이 그렇게 끈질기게 그리했던 것처럼
우리 세상에서 열 명의 사람들이라도 얻고자 하시는
우리 주님 예수님의 그 뜨거운 마음이 너무나 저며와서
어쩌면 절망적 소망에서 주님만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노래일지라도
홀로 빈 광야에서 외치다 사라지는 몸부림일지라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우리 주님의 절절한 사랑에 감읍하여
그저 소망을 품고 하나님나라 온전함에 물들어 가고 싶다
이 묵상은 오랜 세월 거의 매일 조금씩 조금씩 보태졌다
조직적으로 구상하고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것이 아니다
서로 엇갈려 보이고 중언부언, 중복 반복되어 보이는
대목들이 있어 보인다. 오랜 기간 묵상에서 불가피했다
하지만 똑 같지도 않고 서로 모순되는 것 같지도 않다
결도 다르고 맥락도 같지 않고 접근이나 강조점도 다르다
이 현상은 나의 형편과 시대 상황의 변화 때문이 아닌가 한다
부디 도반으로서 너른 이해와 사랑의 질정에 기대고 싶다
우리 주님 안에서 서로의 존재에서 서로를 발견하게 해준
나의 뼈 중에 뼈, 살 중에 살 아내 양정녀와
감람원 같은 아들 진태와 진호와 슬기와 은총이(토콘이-아셀),
산상수훈 우리 주님을 살게 하는 사랑이며 기쁨이다
미욱한 나를 오래 참고 견뎌준 우리 사랑숨결교회 성도들
평생 만난 성도들과 동역자들과 스쳐간 수많은 사람들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 같은 칠순 세상과 그 풍광들,
산상수훈을 살게 하는 우리 주님의 숨결이요 손길이다
신학으로 우리 주님을 만나게 해주신 김균진 교수님
얼추 50년을 동행하여 스승 같은 벗, 임규일 목사님
세대를 넘어 젊은 세상을 보게 하는 김주경 목사님
독자의 마음으로 평자의 눈으로 피드백을 주신
장택수 교수님, 전수희 목사님
산상수훈을 살아가게 하시는 고마우신 분들이다
이분들로 인해 그 빛나고 황홀한 삶과 세상이
더욱 빛나고 황홀한 삶과 세상으로 다가왔으니
특히 이 묵상을 시집으로 출판해주신 한국NCD미디어의
김한수 대표님과 박민선 편집국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산상수훈의 우리 주님이
함께 감사하며 기뻐하시리라
엎드려 경배하는
서성환
S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