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에는 20여명 남짓 강어부가 산다. 범띠 동갑 노총각 어부와 늙은 벙어리 어부를 알고 있다. 그들은 새벽 5시에 강에 나갔다가 오전 11시쯤 돌아온다. 매일 새벽 강 가운데 안개계곡에 가서 무엇을 보고 듣고 오는지 항상 맑은 얼굴을 하고 있다. 아마도 고기는 안 잡고 새벽 안개로 세수만 하고 오는 것은 아닌지.
살면서 마음이 어디까지 갔다왔는지 알 수 없다. 허상에서 실상으로, 실상에서 허상으로,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몰락과 상승을 겪었다.
자격이 된다면 딸과 안사람과 지인들과 함께 안개계곡에 세수 한번 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