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이 만든 약속의 책
겨울잠을 너무 오래 잔 것 같아요.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라고, 머잖아 폴짝 뛸 수 있을 거라고 되뇌면서 개구리처럼 빳빳하게 엎드리고만 있었습니다.
사실, 알고 있었어요. 잘 뛰고 싶어서 그런다는 것을요.
폼나게 뛰고 싶은 욕심이 저를 옭아매고 있었던 겁니다.
작은 몸짓, 어설픈 동작이라도 멈추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킁킁가게』 이후 5년 만에 겨우 두 번째 책을 내놓습니다.
두서없이 준비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김지희 편집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
“두 번째 책은 언제 낼 거냐?”며 채근해주신 분들 덕분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냈습니다.
두루두루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쓰겠다는 다짐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끈질긴 닦달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느린 작업으로 기다림의 미덕(?)을 가르쳐준 그림 작가 이레에게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엄마의 책에 그림을 그려주겠다던 오래전 약속을 지켜주었거든요.
이 책은 엄마와 딸이 함께 만든 ‘약속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