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확산된 한국의 미투 운동은 한국 사회와 교회에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지만, 성폭력은 여전히 ‘악한 일’(네발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성폭력이 남성 문화나 실수로 치부되곤 하는 현실을 접하면서 여성 구약학자들이 성서 속의 성폭력 본문을 합리적 여성의 경험의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필요와 책임을 공감하였다. 이러한 노력들이 이미 한국구약학회가 발간하는 <구약논단> 등의 학술지를 통해 진행되었음을 발견하고, 흩어진 성폭력 관련 논문들을 모아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해보자는 뜻을 모았다. 그리고 성폭력 주제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주제들이 구약성서 속에 담긴 성서적 가치를 통해 재해석됨으로써 구약신학이 학문의 담을 넘어 성서와 한국을 잇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구약학회에 구약신학선집 시리즈의 출판을 제안하였다. 그 첫 결실로 출판된 이 책이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한국사회와 교회에 이런 ‘악한 일’이 없어지는 데 기초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