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산맥》 시, 2015년 《동양일보신춘문예》 동화, 2016년 《매일신문신춘문예》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아빠는 쿠쿠 기관사』 『혼자가 아니야』 『학교 사용 설명서』, 동화책 『새들의 세탁소』 『너의 이름은 해리』가 있다. 22년 동시로 이르코창작기금 수혜. 현재 광영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밤이면 마을 전나무 숲에 초록색 잔별들이 크리스마스트리의 전등처럼 매달려 있고, 개울과 산 그리고 들판은 12색 크레파스처럼 다양한 색으로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복잡한 마을에 살았어. 그때 동생처럼 졸졸 따라다니던 강아지 레미와 함께 낮엔 메뚜기와 버들붕어를, 밤엔 장수풍뎅이와 반딧불이를 잡으러 다녔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면 나무 위에 지은 오두막집에서 온종일 허클베리 핀이 되곤 했어. 가끔 울적한 날에 다락방에서 턱을 괴고 창밖을 내다보면, 아주 먼 데 어디선가 아직도 꼬리를 흔들며 짖는 레미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의 작품들은 그때의 기억들을 글자로 받아 적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