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어 사이의 호흡, 문장의 우아한 움직임, 구두점의 무게 같은 것들이 무사히 옮겨졌을까? 언어가 품고 있는 생명력을 옮기고 싶다. 그것의 향기와 색깔, 온도 같은 것들.
어떤 작가의 글은 비석이 화려한 무덤 같았고, 또 어떤 작가의 글은 영원히 죽지 않는 우주 같았다. 다만 아무리 깊고 멀어도 생생한 감각으로 만져지는 글이기를 바랐다. 그저 먼 나라의 먼 이야기가 아닌, 발바닥 아프게 헤맬 수 있는 글. 너무 빨리 사라져버리는 것들 사이에서 오래된 이름을 가만히 부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