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부분이 그렇듯이 피오나 로스도 두 가지 인생을 살고 있다. “정상적인” 인생에서는 영국 비숍스스토트포드에서 작가로 살면서 오만불손한 닭 두 마리, 그리고 애완견 파스닙과 함께 지내고 있다. 욕조에서 닭들을 끌어내고 닭장에서 파스닙을 끌어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사이사이에는 이야기의 영감을 얻기 위해 허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을 때가 많다.
또 한편으로는 ‘위(胃) 수사관’으로서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인생을 살고 있다. ‘위 수사관’의 본부는 옥스퍼드의 유명한 보들리언 도서관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유명한 식도락가들의 뒤를 맹렬히 뒤쫓거나 그렇지 않을 때는 점심식사로 어떤 샌드위치를 먹을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결과이다. 아, 참, 그녀는 단기 기억에 문제가 좀 있어서 전쟁이 일어난 날짜 같은 건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타르트에 잼을 얼마나 발랐는지 같은 건 아주 잘 기억한다. 어떤 게 더 중요한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