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때부터 영어를 배웠어야 했다. 그런데 영어를 잘하지 못했다. 주의력이 높지 않고, 영어에 별 흥미가 없던 나에게 기존 영문법책에서 말하려던 바는 적절하게 전달되지 못했다.
실제로 영어를 배우기 위한 개념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해 보였고, 영어를 다시는 안 봐도 될 만큼 수준에 이르기 까지 영어를 얼마나 공부해야 할까에 대한 감을 잡을 수도 없었다. 내가 영어에 관련하여 궁금해 하던 것을 적절하게 질문으로 구성하기에는 너무 어렸던 나에게 영어는 죽을 때까지 학습해야 할 존재로서밖에 인식되지 못했다. 영어를 배울수록 인지해야만 했던 개념은 끝없이 늘어나는 것만 같았다. 또 그런 사실은 나로 하여금 영어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좋아하지도 않고, 규칙도 없어 보이는 것을, 따라서 잘하기 위해서 절대시간을 엄청나게 투자해서 공부해야만 하는 것을 떠올린다면, 그때 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영어 자체가 좌절이었다.
이 책은 내가 그때 알았더라면 했던 내용들에 기초하여 구성되었다. 내가 궁금해하던 바를 적절하게 질문으로 구성할 수 조차 없던 내가 그때 정말로 알고 싶어했을 법한 방향으로 내용이 구성되었다. 즉 그때 알았더라면 영어를 배우는게 이만큼 힘들지 않고, 이만큼 오래 걸리지 않았을 법한 내용들을 실었다. 즉 알고 있다면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는게 가장 효율적이고, 이 지긋지긋한 것의 끝은 반드시 존재함을 상기시켜 줄 수 있는 내용들을 실었다.
나이가 먹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기존 영문법책에서 문법을 설명하기 위한 언어적 개념들의 범위는 분명하게 제한되어있다. 그리고 그 범위란 것은 간단하게 인간이 인식하는 방법을 일컷는다. 기존 영문법책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에 기초하여 개념을 나누고 명칭을 부여하는 등 세분화는 충실히 한 반면에, 그것이 범주화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즉 적절하게 한정하고 때려 맞출 수 있게 하는 범위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 문법적 개념들이 그것들이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해는 기본적으로 독자의 몫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독자의 몫으로 간주되었던 그 부분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필요한 전부다. 즉 적절한 안전장치,이정표만 제공한다면, 모두 목적지에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다. 영어란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 관련지을 수 있는 범위만 확실하게 말해준다면, 영문법적인 개념은 실제로 어렵지 않게 이해되고, 독해나 영작은 어렵지 않게 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에서 말하던 바를 확실하게 이해했다면, 할거라고는 영문법책을 보고 지금 수준보다 개념을 세분화 정리하여 영어를 더 완전하게 하거나 영단어를 외워서 독해와 영작에 활용하는 일밖에 남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을 통하여 적절하게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