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친구를 만나러 가요!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동화 속 친구들 만날 생각에 가슴도 두근두근 뜁니다.
이야기의 문이 열리면, 나는 금세 동화 속 세상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러고는 등장인물들에게 놓인 형편과 처지 그리고 고통을 함께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같이 뛰어놀기도 합니다. 나는 언제나 그들과 한자리에 있습니다.
이야기의 문이 닫힐 즈음이면, 친구와 헤어지기 싫어 골목길을 몇 번이나 뱅뱅 돌던 때처럼 배회하기도 하지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돌아오는 길, 그 허전한 발걸음을 기억하시나요? 빨리 자고 일어나, 친구와 어서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동화 속 주인공이 스스로,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숨겨 두고 싶은 비밀을 털어놓는 겁니다. 그 친구와 손을 잡고 마주 앉아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뒤에 숨었던 아이들도 한 명 한 명 얼굴을 드러내지요. 그중에는 부끄럼쟁이도 있고 활발한 어린이도 있지요.
동화는 치유의 문학입니다.
마음이 무척 아픈 친구에게 이처럼 해 보고 싶었다든지, 슬픔에 젖어 있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으면 좋았을 걸 후회했던 이야기들을 동화에 담다 보면 그들의 모든 상황을 공감하게 됩니다.
‘그래, 정말 그랬겠구나. 그래, 참 많이 아팠겠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울고 웃다 보면, 되레 내 마음이 치유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동화 속 아이의 마음 또한 치유해 주시기를 바라며 경건하게 기도합니다.
나는 동화를 읽는 이들 모두가, 그처럼 서로를 치유하고 치유 받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동화의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한편, 적잖은 어린이들이 친구 사귀는 걸 어려워합니다. 우선 동화 속 아이들을 친구로 삼아 보셔요. 그 경험이 실제로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동화 속 친구들의 일상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 손을 내밀면, 그들이 환하게 마주 웃으며 가슴을 활짝 열어젖힌 것처럼요.
2019년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