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를 펴면 매일 시 한 편이 등장한다. 오피니언 면의 터줏대감 ‘시가 있는 아침’이다. 줄여서 ‘시 아침’이다. 18년째 시 한 편으로 아침을 열고 있다. 1998년 1월 ‘시 아침’ 연재의 첫 해설자로 나섰던 고은 시인은 시를 ‘심장의 뉴스’라고 불렀다. 매일 아침 시원한 바람 한 자락, 서늘한 물 한 모금처럼 가슴으로 오는 시 한 편이 온 몸에 신선한 피돌기를 가져오는 새 소식이라는 비유다.
‘시 아침’은 2014년 들어 동반자를 만났다. 매주 두 차례 독자를 찾아가는 ‘나를 흔든 시 한 줄’이다. 줄여서 ‘시 한 줄’이다. 사회 각계 인사들이 마음에 새겨 두고 오래 씹어 어려운 시절마다 힘으로 삼는 시 한 편을 소개했다. ‘나를 살린 심장의 뉴스’인 셈이다. ‘시 아침’을 제안했던 고은 시인이 다시 첫 주자로 나서 ‘시 한 줄’의 문을 열었다. 시를 낭송하고 사연을 들려주는 필자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내니 한 시대를 시로 증언하는 입체적인 기록물이 되었다.
‘시 한 줄’은 1년여에 걸쳐 100여 명 인물이 100편 넘는 시를 육성(肉聲)으로 토해내며 시의 힘을 새삼 웅변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독자들과 다시 나누고 싶은 55명의 원고를 모았다. 천천히 오래 읽고 싶은 시집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