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카페에서 활동 중에 댓글로 달았던 문장이 시처럼 마음에 닿았다는 말에 용기내서 등단을 하였고 두서없는 감성이 봇물 터져 휘뚜루 써내려간 오백 여 편의 습작을 통해 마음의 갈증을 풀어내기도 하였다
타성에 젖어 시를 쓰기가 힘에 부칠 때쯤 기타에 재미를 붙여 한동안 글쓰기에 시큰둥하던 중에 작가가 되었으면 인생이 담긴 시집한권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시인인 오라버니의 충고에 다시 컴퓨터에 앉아 시 쓰기 하였다
이미 발표된 글과 미완성인 글을 다듬어 한권의 시집을 내기까지 주저하기를 여러 번, 때론 시 한줄 못 건지고 시어와 뒹구는 불면의 밤과 두통에 시달리면서도 이렇듯 내 삶을 녹여냈으니 자못 내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부족한 글이지만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음에 뿌듯한 마음이다
부끄러운 시가 되지 않으려고 눈길이 가는 곳 마다 세밀히 관찰하였고 때론 옛 기억을 떠올려 그 느낌을 오롯이 담으려 노력하면서 때론 꿈결에 스치는 시상을 잡기 위해 잠을 설치기도 하였는데 훗날 내 인생에 제일 뿌듯한 순간을 떠올린다면 이런 과정을 통한 결실인 첫 시집의 탄생이 아닐까 한다.
환갑의 나이를 자축하는 의미를 곁들이니 지난날들의 서툰 행보를 돌이켜보는 쉼표이자 내일에 대한 또 다른 시제를 받는 기분이다
"삶의 반짇고리"를 공감으로 읽어주신다면 어렵게 낸 용기가 마냥 쑥스럽진 않을 것이란 기대로 독자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지금 마냥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