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인가 숨어버린 마음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대충 구멍을 막으려고 지난 세월을 조금씩 찢어 붙여가며 살았습니다. 손은 잃어버리고 마음도 비워 버렸던 머리로만 살아가려던 생명이 어느 날인가 손이 움직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리고는 갈대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갈대
누가 울고
누가 흔들리는가
흔들리는 건
내 마음일 뿐
갈대는 울지 않고
바람이 울고 가는 것
비켜 서 있는 세상 밖으로
갈대의 바스락거림이 있다
오래전 햇살 여린 가을날 창살에 새 창호지를 바르려고
국화 꽃송이 몇 개를 문종이 사이에 수놓아 겨울을 맞이하시던
할머님을 그리워하며 그 작은 환희를 그려 봅니다.
가을비 촉촉이 내리는 날 커피 한잔을 하면서 눈을 감아 보기도 하고
다시 눈을 뜨지만 너무 멀리 와버린 건 아닌지 그래도 치러야 할 한 바탕 열병이 있기에
별이 뜨는 세상의 야영지에서 내일을 생각하는 로댕이고저 합니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정겨운 친구들과 이 책을 위하여
저자를 도와주신 남양주 시인협회 정미애 회장님과 열린 동해문학 서인석 회장님,
그리고 난초의 향기에서 삶을 깨워주신 남용호 시인 형님께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글을 보아주시는 모든 분들과 서투른 표현의 글이지만
부족한 진실을 조금씩 채워가며 행복으로 함께 걸어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