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장편 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 『도서관 런웨이』, 『불타는 작품』 등을 썼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거상 번역추리소설상’ 등을 수상했다.
이 책의 마지막 말을 쓰기 위해 대청소를 시작했다. 신선한 공기, 정갈한 책상, 적절한 어둠, 오롯한 촛불, 연필 혹은 만년필, 도톰한 종이.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그러나 창밖이 노랗게 흔들린다. 라디오에서는 최악의 황사라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삼겹살 먹으러 가자는 벗의 문자 메시지, 시작도 하기 전에 웅크린 청소기, 건드리기 전보다 더 산만해진 서랍들, 켤 줄도 모르면서 꺼내놓은 성냥과 초를 그대로 놓아둔 채 마치 승천하듯, 쓴다.
책을 펼치는 행동은 문을 여는 행동과 비슷하다고, 문을 열고 이 책 안으로 들어온 그대에게 감사하다고.
책을 덮는 행동은 문을 닫는 행동과 비슷하다고, 그대에게 출구는 없다고, 압사하진 않을 거라고, 활자와 활자 사이에 유연하게 누워보라고, 혹은 걸어보라고, 다만 조심하라고, 아직 내뱉지 않은 말들도 매복해 있다고, 지뢰처럼.
2010년 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