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을 하면서 세상이 거기 있다는 걸 확인한다. 옮긴 책으로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노마드랜드』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어린 시절』 『청춘』 『의존』 『300개의 단상』 『목구멍 속의 유령』 『블랙케이크』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형식과 영향력』 등이 있다.
그러나 작업을 마칠 무렵, 내 머릿속에 더 강렬하게 새겨진 것은 어스십을 지을 땅을 언급하며 린다 메이가 했던 한마디였다. “거기서 혼자 지내게 되진 않을 거예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노마드랜드』가 ‘너는 혼자다’라는 메시지에 있는 힘껏 맞서 싸우기 위해 기획되고 쓰여진 이야기였음을 그제야 총체적으로 깨달았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린다는 혼자 지내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자신이 길에서 만난 친구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절대로 혼자 두지 않을 사람, 남을 착취하지 않고 남에게 착취당하지도 않으면서 사는 삶이 함께라면 가능할 거라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