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돌아보면 남은 기억이라고는 사랑했던 기억뿐이고,
한때는 내가 차갑디 차가운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어쩌면 사람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일 수 있다는
희망을 움켜쥐게 되었다.
하루에 한 사람씩 곱씹으며 살아간다.
그대는 이미 놓아버린 그 순간을
나는 오늘도 영원처럼 살아간다.
나를 잃었을 때, 너를 잃었을 때
길을 잃고 정처 없이 헤매다
그 끝에는 나를 붙잡아준 몇 개의 글자들이 있었다.
사랑했던 기억을 붙잡아 놓아
내가 또 다시 길을 잃었을 때
나의 기억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스물넷을 맞이하여 서둘러
나에게 선물하는 시집을 지었다.